매거진


어머니 손이 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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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경과 외래를 찾아오신 분들 가운데 어머님 손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보고 혹시 파킨슨병이 아닌지 문의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심각한 얼굴로 조심스레 물어보시는 보호자 앞에서 저는 과거 병력이나 약물 사용 여부, 가족 중에 떨림이 있는 분들이 있는지, 카페인이 섞인 음료수를 자주 드시는지 등을 여쭤본 뒤 달팽이 모양의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고, 보행을 해보는 등 간단한 신경학적 검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 설명해 드렸습니다. 걱정하시는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 외에도 몸 상태에 따라 미세하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생리적 떨림, 특별한 원인이 없이 손이나 머리가 떨리는 본태성 떨림, 여러 가지 약물이 유발하는 약물 유도성 떨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손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요!




떨림은 언제, 어떻게 발현되나요?

떨림의 양상


떨림이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원인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힘을 완전히 뺀 상태로 자세를 취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안정떨림, 손을 앞으로 내미는 등의 어떤 자세를 취할 때 나타나는 체위떨림, 물건을 잡는 등의 어떤 행동을 할 때 몸이 떨리는 활동떨림 등이 있습니다.

 

떨림은 몸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으나 손떨림이 가장 흔하기는 합니다. 이외에도 머리나 턱이 떨리는 증세가 있을 수 있고 혀, 몸통에도 나타날 수 있죠.

 

사실, 육안으로 확인하긴 힘들지만,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미세한 떨림은 존재합니다. 이러한 정상적인 떨림을 생리적 떨림이라고 하는데 스트레스가 있거나 몸이 긴장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몸이 피곤할 때, 특정 약물을 복용하였을 때,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과다하게 먹었을 때, 저혈당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 이러한 생리적 진전이 항진되어 나타날 수 있죠.

 

또한 떨림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약물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을 때에는 꼭 복용 중인 약물의 처방전 제출해서 쓰시는 약을 진료하는 신경과 의사가 알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내원했던 환자분은 한쪽 팔에서만 떨림이 있거나 양측에 있더라도 두드러지게 비대칭적으로 안정떨림이 나타났습니다. 파킨슨병 떨림과 본태성 떨림, 이 두 가지가 의심되어 정밀하고 세심하게 진찰했습니다.

 

파킨슨병 떨림의 경우 안정 시 떨림과 함께 운동완서, 표정 변화, 걸음걸이 장애 등 다른 파킨슨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초기에는 다른 증상 없이 안정떨림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태성 떨림은 체질적인 영향 때문에 발생하는 떨림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두 팔을 앞으로 뻗고 서 있는 등의 특정한 자세를 취하거나 컵에 물을 따르는 등의 동작을 하실 때 손이나 팔이 규칙적으로 떨리는 증상이 특징적입니다. 손이나 팔 이외에도 턱, 입술, 머리가 흔들리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주로 손, 머리, 목소리에서 떨리는 경우가 많으며 1초당 4-12회 정도로 약간 느리며 규칙적인 운동을 보이고 대개 양측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는 대개 떨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만약 한 손이나 다리에만 국한된 경우 파킨슨병이나 국소 근육긴장이상(focal dystonia)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팔을 앞으로 들고 있기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알코올 섭취 시 없어지거나 완화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대개는 좌우 양측 팔에서 비슷한 정도로 떨림이 관찰되고 팔이나 몸에 힘을 뺀 채 편안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상태에서는 떨림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엔 증상이 가볍지만 증상이 점차 심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죠.




본태성 떨림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본태성 떨림의 치료


내원하신 환자분의 손떨림은 이 본태성 떨림에 해당하는 증상이었습니다. 약물치료가 필수적이진 않지만, 정신 사회학적인 혹은 물리적인 기능장애를 일으킬 것이 우려될 때는 진행하는데요.

 

환자분에게 약물치료로서 베타 수용체 차단제를 처방하고 약제가 혈압을 떨어뜨리거나 심박수를 느리게 하는 부작용이 있어 노인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주의를 요한다는 점, 천식이 있다면,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 또한 설명해 드렸습니다. 

 

파킨슨병 같은 무서운 퇴행성 질환은 아니라는 설명에 떨리는 손을 꼭 부여잡고 환한 얼굴로 외래의 문을 나서셨습니다. 

 

혹시 떨림증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혼자서 걱정 하지 마시고 해당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전문의와 해결 방법을 모색하였으면 합니다.




#본태성떨림#손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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