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그 자리로 돌아와 보니, 빈센트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앉았다가 섰다가 기도하는 사람처럼 몽상에 빠져 두 손을 맞잡고 있다가

그 그림에서 겨우 몇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강렬하게 응시했다가

뒤로 물러서며 자신의 시야에서 사람들을 내쫓았다.‘

Steven Naifeh, Gregory White Smith, 『Van Gogh : The Life』, Random House(2011), p518

렘브란트 ‘유대인 신부'라는 미술품의 위대함을 표현할 때,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개관 당시 빈센트 반 고흐가 

이 그림 앞에서 스탕달 증후군을 겪은 일화를 소개하곤 합니다.

‘스탕달 증후군’이란 무엇일까요? 

신경과 전문의 전종은 원장님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스탕달 증후군은 언제, 어떻게 발현되나요?

스탕달 증후군 증상

스탕달 증후군(Stendhal syndrome)이라는 정신질환이 있습니다.

이 질병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순간적으로 심장이 빨리 뛰고

어지럼증, 의식 혼란, 환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심하면 공황상태가 되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 질환은 특히 환자가 개인적으로 극히 아름답다고 느끼는

예술작품들이 한군데 많이 모여 있는 장소,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꼭 예술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경험하는 상황이라든지,

문학작품이나 유명한 사람의 전기를 읽으면서 나타나기도 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훌륭한 조각상을 보고 모방충동을 일으켜

그 조각상과 같은 자세를 취하는 등 다양하게 발현할 수 있습니다.

스탕달 증후군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기인한 건가요? 

스탕달 증후군 어원

‘스탕달 증후군’은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이 

나폴레옹 정부에서 서기관으로 일하다가 

나폴레옹이 몰락한 이후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을 때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그는 34세였던 1817년 이탈리아의 피렌체 방문해

산타그로체 성당에 있던 르네상스 시대 미술품 중 하나인 

레니(Guido Reni)의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을 감상하다가 

무릎에 힘이 빠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스탕달은 자신이 겪은 현상을 

그의 책 ‘나폴리와 피렌체 - 밀라노에서 

레기오까지의 여행’에 묘사하였고, 

여기에서 ‘스탕달 증후군’이라는 질병명이 기원한 것이지요.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 ‘과문화증(過文化症: Hyperculturemia) 혹은 

’피렌체 증후군(Florence Syndrome)‘이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스탕달 증후군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스탕달 증후군의 치료

19세기 초반부터 이미 우피치 미술관에서 

미술품을 감상하다가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기절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있었습니다만, 

현대에 와서는 1979년에 이탈리아의 정신의학자 

그라지엘라 마게리니(Graziella Magherini)가 이런 현상을 경험한 

약 100여 건 이상의 여행객들의 사례를 조사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실제로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누오바 병원의 경우,

피렌체 주변의 수많은 예술작품들을 접한 뒤 

급격한 정신적 혼란을 겪어 내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진 않으셔도 됩니다.

스탕달 증후군은 저절로 좋아지며, 특별히 지속되는 

정신적인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습니다.

또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다른 활동을 즐기는 것의 

균형을 맞추면 이 질환의 발병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이탈리아의 정신의학자  

그라지엘라 마게리니의 책을 원작으로

스탕달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이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스탕달 신드롬(La Sindrome di Stendhal)’이

1996년에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감상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스탕달증후군#스탕달#의료진칼럼